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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여사, 최 목사… 기묘한 '카톡' 대화들

by 게으른 배트맨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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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여사, 최 목사… 기묘한 '카톡' 대화들

 

검찰은 최목사가 김여사에게 접견을 요구한 카톡 대화와 김 여사 비서들과 일정을 잡기 위해 나눴던 문자 등은 이미 수사팀(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이 확보한 상태다.

 

김건희 여사, 최재영 목사에 '아버지 같은 분'
각종 의혹 묻는 질문에 '상상도 못할 일' 반박도
최 목사 "매입해도 좋고"…지인 작품 구매 요청
특강1시간, 휴가는 2박 3일만…구체적 조언도
'김 여사 소환 불가피'…고민 빠진 檢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 서울의 소리 유튜브 영상 캡처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 서울의 소리 유튜브 영상 캡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최재영 목사 간 카카오톡 내용 등이 공개되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톡 대화는 최 목사의 일방적인 연락 속에서 김 여사의 짧은 대답이 주를 이룬다. 최 목사는 조언과 칭찬, 청탁 등을 위한 연락을 수시로 하지만, 김 여사는 단답형으로 대답하면서도 이따금씩 해명과 감정을 쏟아내기도 했다.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형국이지만, 김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 등 고가의 선물과 윤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 등 법적 쟁점도 따져봐야 한다. 새로운 사실 관계가 없는 이상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분석인 가운데 검찰은 김 여사 소환 여부 결론을 내리기 앞서 증거와 법리 검토에 집중하고 있다.

김 여사 "죽을 고통 여러 번"… 두 차례 쏟아낸 카톡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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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김 여사와 최 목사 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2022년 5월부터 2023년 7월까지다. 최 목사가 먼저 카카오톡으로 연락하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 간 대화는 시작되고, 대부분의 대화는 최 목사가 카톡을 보내고 김 여사는 짧게 답한다.

그런 가운데 김 여사가 적극적으로 최 목사에게 카톡을 보내고 응답한 것은 단 두 차례.

최 목사는 2022년 6월 3일 '서울시의회를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으니, 당시 TBS에서 방송하는 김어준씨의 프로그램도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날 것 같다'는 취지의 카톡을 보낸다. 그러자 김 여사는 3분 만에 '김어준씨가 자꾸 거짓 선동을 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라며 '다스뵈이다라는 유튜브 수익 때문'이라고 답한다.

최 목사가 김 여사 말에 맞장구를 치자, 김 여사는 '설득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가로세로연구소도 마찬가지', '정의는 없다' 등의 카톡을 잇달아 보낸다. 최 목사가 '나 같으면 노이로제 걸릴 것 같다'고 하자, 김 여사는 '죽을 고통을 이미 여러 번', '노이로제 정도가 아니다', '이젠 그들의 목적과 수단이 다 보인다' 등의 답변을 한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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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가 다시 한 번 카톡을 쏟아낸 것은 2023년 7월 8일이다. 당시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변경된 노선이 김 여사 일가 토지와 인접해 특혜 논란이 생기자 최 목사가 '무척 실망스럽고 분노한다'는 내용의 카톡을 보낸다.

이에 김 여사는 3분 만에 '가짜뉴스에 선동당했다는 생각을 전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다', '그동안의 대화는 무의미해지는 건가'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이미 문재인 정부 때 양평군수가 제시한 사안'이라며 '목사님께서 우리 양평의 발전을 위해 저희와 같이 싸워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이후 17일 최 목사는 '양평고속도로 논란과 관련해 어떻게 도움을 드리면 좋겠느냐? 조만간 티타임하면 좋겠다'고 카톡을 보낸다. 그러자 김 여사는 '공권력을 이용해 사리탐욕을 하는 일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그런 식으로 살았다면 이 자리에 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그러면서 '목사님은 제가 살인적인 공격을 받았을 당시 제 친구같이 대화 상대를 해주셨던 분',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가 억울하게 감옥에 가면서 목숨을 끊을까 수십 번 고민할 때도 대화 상대를 해주셨던 분'이라고 카톡을 보냈다. 이어 '그리운 아버지의 고향 분이라 더 친근했다', '저를 향한 근거 없는 분노에 시달렸다' 등 최 목사에 대한 애정과 그간의 논란에 대한 감정들을 쏟아내기도 했다.

 

 

 

 

"매입해도 좋고"… '청탁·조언·칭찬'의 최 목사 카톡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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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모든 연락은 최 목사가 시작한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종종 만남을 요구하면서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조언과 칭찬 그리고 자신과 주변 인사들에 대한 청탁을 하기도 했다.

최 목사의 청탁은 크게 두 가지로 알려져 있다. 통일TV 송출 재개와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 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과 국립묘지 안장이다.

최 목사는 2023년 7월 19일 자신이 통일TV 부대표로 지낸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통일TV가 2023년 1월부터 방송이 중단돼 직원들이 직장을 잃고 경영난에 빠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사님이 알아봐주셔서 꼭 방송이 재개되도록 힘써주시면 감사하겠다', '비서분을 통해 담당자에게 알아보셔도 되고 담당자를 제가 직접 만나 관련 서류를 들고 설명해도 된다'고 구체적으로 청탁하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여사는 최 목사의 카톡에 답하지 않았다.

김 전 하원의원 관련 청탁은 대화에 나와 있지는 않다. 다만, 2022년 5월 카톡에서 김 전 의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 되실 때 한 번 찾아뵈면 좋겠다'고 했다.

최 목사가 아이디 두 개로 김 여사에게 보낸 메시지. 독자 제공
최 목사가 아이디 두 개로 김 여사에게 보낸 메시지. 독자 제공


이외 최 목사는 지인의 예술 작품을 김 여사에게 구매하거나 공관에 배치해 달라는 청탁을 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2022년 7월 29일 '제주도에 거주하는 제 후배 작가가 예술의 전당 앞에서 전시회를 하는 중'이라며 '작품들 중에서 하나 입주할 때 공관에 비치해 보는 것이 어떠시냐'고 제안한다. 김 여사가 대답이 없자, 최 목사는 '불편하고 부담스러우면 멀리 제주에서 상경한 젊은 작가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저렴하게 한 점 매입해주셔도 좋다'고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밖에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크고 작은 조언과 칭찬을 한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 휴가와 관련해 '1주일이 아니라 2박 3일 정도의 휴가로도 충분할 것 같다',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은밀하게 1시간만 제가 특강을 하겠다', '애견인들의 피해가 없게 해야겠다' 등의 조언을 했다. 또 보수 유튜버 안모씨의 가족이 대통령실에 채용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을 때는 해당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묻기도 했다.

대부분 카톡에 여사는 응답하지 않거나 짧게 대답했다.

검찰, '여사 소환'으로 기우는 무게

 

황진환 기자
황진환 기자

 

 


김 여사와 최 목사 간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정치적 논란은 더 커지고 있지만, 법적 쟁점은 따져 봐야 한다는 게 법조계 분위기다.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 여부가 관건이라는 취지다.

김 여사는 최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크리스찬 디올)과 180만원 상당의 명품 화장품(샤넬)을 받은 혐의다. 최 목사가 명품가방과 화장품 사진을 보내면서 접견을 요구한 카톡 대화와 김 여사 비서들과 일정을 잡기 위해 나눴던 문자 등은 이미 수사팀(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이 확보한 상태다.

김 여사가 청탁금지법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 직무와 관련해 1회 100만원이 넘거나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해서는 안 되지만, 배우자를 처벌하는 별도의 규정은 없다. 뇌물죄 역시 김 여사와 최 목사 간 대가성 청탁이 명확히 입증돼야 하는데, 최 목사가 선물을 전달한 시점이나 최 목사가 얻은 대가 등으로 볼 때 범죄 혐의를 구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강하다.

최 목사 측은 일단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청탁이 실제로 이뤄진 것은 없고, 청탁 역시 일종의 '함정취재'를 위한 것이었다는 입장이다. 최 목사는 지난달 31일 검찰에 두 번째 출석해 "불행스럽게도 (김 여사가) 다 받았고 청탁도 절반은 반응이 있어서 대통령실 직원과 관계 부처 직원 연결까지 (김 여사가) 노력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여사 소환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는 기류다. 이 사건과 관련된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이명수 기자 등을 모두 소환해 조사한 상황에서 김 여사 소환 역시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최근 이런 의견을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대외적으로 신중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김 여사 관련 조사 방식, 시기 등에 대해 현재까지 정해진 것이 없고, 일부 언론에서 공개소환 방침이 정해졌다고 보도하는 것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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