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끝까지 가보자는 건가"…정재호 주중대사 녹취 입수
"법 위반" 주장 이메일…보고 방식만 지적
대사관 직원 '갈라치기' 주장도
[앵커]
정재호 주중국 대사는 부하 직원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외교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정 대사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정 대사가 김영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불거졌습니다..
베이징에서 이도성 특파원입니다
[기자]
JTBC가 확보한 2분짜리 녹음파일엔 지난해 7월 이뤄진 정재호 주중대사와 신고자의 대화가 담겼습니다.
당시 신고자는 이메일로 대사관 행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기업들이 3천만 원 정도 비용을 들여 홍보 부스를 설치하는데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아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겁니다.
발신인을 확인한 정 대사는 이메일은 읽지 않은 채 신고자를 불러들였습니다.
이메일 내용이 아닌 보고 방식을 문제삼았습니다.
[정재호/주중대사 : 내가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무슨 태도입니까, 지금? 그걸(이메일 보고) 왜 혼자만 하는 겁니까 다른 사람은 안 하는데.]
['갑질' 신고자 : 법이 없잖습니까. 제가 대사님한테 메일을 보내는 게 무슨 죄입니까? 합법적인 지시를 해야 따르죠. 그런 법적 규정이 없는데 따르라고 하시면 아니죠.]
[정재호/주중대사 : 법에 대해 그렇게 잘 알아요? 끝까지 가보자는 겁니까 그러면?]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지만 길지는 못했습니다.
['갑질' 신고자 : 대사관 행사에 분명히 법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정재호/주중대사 : 그 얘기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신고자는 결국 지난달 정 대사에 비위가 있다며 외교부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정 대사가 폭언과 함께 외교부 출신과 비외교부 출신인 주재관들을 '갈라치기' 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5월, 전체 회의 뒤 주재관만 따로 남긴 뒤 "주재관들이 문제", "사고만 안 치면 다행" 등 발언을 했다는 겁니다.
외교부의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은 하급자의 인격이나 외모 등을 비하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 대사 측은 "당시 직무 기강에 유의하라는 취지로 말한 건 맞지만 해당 발언은 기억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제기된 의혹 역시 일방의 주장이라며 외교부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