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20대 지지율 "0%?"... ARS 조사에선 6~25%대
[팩트체크] 한국갤럽 "표본 작아 이용시 주의 요망... 타 연령층 대비 호응낮다 정도로 봐야"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중앙선대위 대변인 논평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18~29세의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0%, 30대 지지율은 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다른 세대보다 공정에 예민한 2030세대가 바라보는 조국혁신당의 현주소"라고 주장했다.('20대 지지율 0%, 이것이 조국혁신당의 현주소입니다')
이에 다수 언론에서 논평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지난 18일 사설('범죄인 도피처 된 조국당, 20대 지지율은 0%')에서 "조국당은 지지율이 민주당을 위협할 정도로 올라갔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20대 연령층에서 당 지지율은 0%였다"면서 "조 대표 일가의 '기회 가로채기' 반칙에 분노한 젊은 세대가 이 당을 내로남불, 불공정과 연관 지어 보고 있기 때문일 것"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 20대 지지율이 0%라는 해당 여론조사 수치를 어떻게 봐야 할까.
갤럽 "표본 작아 통계적 신뢰 어려운 수치"... ARS 조사에선 6~25%대
국민의힘이 인용한 '최근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에서 지난 15일 자체 조사해 발표한 '3월 2주차 데일리 오피니언(제578호)' 결과였다.
갤럽에서 지난 3월 12일부터 14일까지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더불어민주당 32%, 조국혁신당 7% 순이었고,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 순서는 국민의미래 34%, 더불어민주연합 24%, 조국혁신당 19% 순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 응답률 14.7%, 한국갤럽과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이 가운데 조국혁신당의 20~30대 정당 지지도 수치만 부각시켰다. 조국혁신당의 정당 지지도는 40대와 50대, 60대에서 각각 11%, 14%, 8%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20대, 30대, 70대 이상은 각각 0%, 3%, 1%에 그쳤다.(투표의향 비례대표 정당 질문에서 조국혁신당은 40대, 50대에서 각각 34%, 31%, 20대, 30대에서 각각 2%, 10%.)
갤럽 "세부지표는 표본크기 작아, 수치에 연연할 필요 없어"
하지만 한국갤럽은 하위 표본인 연령별 정당 지지도에서 0~3%의 낮은 수치는 표본 크기가 작아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혀놓았다.
통계 신뢰성 지표인 '상대표준오차'는 수치가 작아야 신뢰할 수 있는데, 20대, 30대, 70대 이상의 상대표준오차는 각각 100%, 60%, 65%로 '신뢰하기 어려우므로 이용시 주의 요망'하는 '25% 이상' 구간에 해당한다.(5% 미만이 '매우 좋음', 5~15% 미만이 '좋은 편', 15~25% 미만이 '허용 가능한 수준')
한국갤럽은 19일 <오마이뉴스> 질의에 "1000명 대상 표본 조사에서 (전체 정당지지도 같은) 대표 지표는 크게 발표하지만, 지역별, 성별, 연령별 등 세부 지표는 표본 크기가 작아 인용시 주의를 요망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정치권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거나 언론에서 눈에 띄는 수치만 부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론조사의 한계를 감안해 주의해서 해석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갤럽은 "(조국혁신당 연령별 지지도가) 수치적인 정밀도와 별도로 40~50대에서 높고 20~30대에서 낮은 추세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지만, 수치 자체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자협회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23조(하위표본 분석 주의)에도 "여론조사 결과를 성별, 연령별, 지역별 등 하위표본으로 나누어 추가 분석한 결과를 보도할 때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차이를 부각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전화면접은 정치 저관여층 참여 많아... 국민의힘 "갤럽 조사 봤다"
또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한국갤럽 조사와 달리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에선 조국혁신당 20, 30대 지지율이 10~20%대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갤럽은 "조사 방식의 차이"라면서 "ARS 조사는 응답률이 낮기 때문에 정치 고관여층 응답이 많고, 전화면접 조사는 상대적으로 정치 저관여층이 많다"고 밝혔다.
갤럽은 "20대는 투표 경험이 많지 않아 정치적 지향성이 뚜렷하지 않고, 지지정당이 없는 경우가 많아 ARS 조사에선 잘 응답하지 않는다"면서 "ARS에는 응답하는 20대 가운데는 정치 고관여층에 가까운 사람이 많아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가) 더 뚜렷하다"고 말했다.
실제 <오마이뉴스>에서 지난주 한국갤럽과 비슷한 시기에 ARS 방식으로 진행한 리얼미터, 알앤써치, 여론조사공정 등에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20, 30대 조국혁신당 지지도는 각각 6~13%, 8%대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투표의향 비례정당으로 조국혁신당을 꼽은 비율도 20대 20~25%대, 30대 21~26%대로 전체 결과(23~28%대)와 큰 차이가 없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19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연령별 등) 세부 지표는 오차범위가 더 커지기 때문에 0%든 2~3%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건 아니다"라면서 "비슷한 질문을 하는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함께 보는 게 맞고, 20~30대 젊은층 호응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정도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RS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이) 의미 있는 수치가 나오는 건 통상적으로 자동응답 방식은 면접원 조사에 비해 정치에 관심이 높은 사람이 응답을 적극적으로 하는 조사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면서 "20~30대가 조국혁신당에 부정적 인식이 있다고 해도 정치에 관심 있는 젊은층은 관심을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은 19일 <오마이뉴스>에 "(16일 논평은)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 결과만 보고 발표했고, 당시 다른 조사 결과는 보지 못했다"면서 "조국혁신당의 20~30대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걸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