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주자 여론조사 "어대한"... 여당 광역단체장들 한동훈 때리기
한동훈 35.8%·나경원 11.0%·원희룡 10.1%...지지층에선 韓 64.7%
대구·충남·대전… 여당 광역단체장들 한동훈 때리기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여론조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5.8%로 1위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일부가 공개적으로 한동훈 당대표 후보 때리기에 나선 데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후보의 전직 대통령 수사 이력, 총선 책임론에 대한 문제의식과 함께 예산과 차기 지방선거 등 윤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 후보를 향해 “지난 총선을 총괄 지휘한 사람이 출마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총선 참패를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같은 날 대전시청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후보가)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일부 가지고 있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등이 한 후보와 만나기를 거절한 데 이어 충남지사와 대전시장도 한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토한 것이다.
홍 시장 등 대권 주자들은 잠재적 경쟁자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지난달 30일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총선 참패 주범” “정치 미숙아” 등 강한 표현으로 한 후보를 비판했다.
일부 광역단체장들이 공개적으로 한 후보 때리기에 나선 배경에는 ‘윤심’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홍 시장은 총선 직후 윤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하는 등 최근 윤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며 윤심을 대변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이 지사 역시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의 TK 지역 광역단체장들이 한 후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감을 읽고 한 후보 때리기에 가세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TK의 한 후보 비토 심리를 단순히 ‘윤심’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윤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영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전통적 보수층 일부는 한 후보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이력에 반감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한 후보는 전직 대통령들을 감방에 보낸 검사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총선 패배 책임이 있는 한 후보가 곧바로 당대표에 출마하는 것이 맞느냐는 문제의식까지 겹치면서 영남 지자체장들을 중심으로 한 후보 비토 정서가 표출됐다는 것이다.
광역단체장들이 윤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면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과 관계가 좋아야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지자체장들이 윤 대통령과 잘 지내야 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현직 대통령이 지방선거 공천권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