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교섭단체 될 수 있을까? 교섭단체(원내교섭단체)란?
12석으론 교섭단체 구성 불가...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가능성도
교섭단체란(원내교섭단체)?
교섭단체란(원내교섭단체)
교섭단체(交涉團體) 또는 원내교섭단체(院內交涉團體)는 국회에서 의사진행에 관한 중요한 안건을 협의하기 위하여 일정한 수 이상의 의원들로 구성된 의원단체를 말한다. 교섭단체 제도의 목적은, 국회에서 일정한 정당에 소속하는 의원들의 의사를 사전(事前)에 통합·조정하여 정파간 교섭의 창구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수 정당의 의사 개진을 막는다는 단점도 지적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법 제33조는 당적에 관계없이 20인 이상의 의원만 모이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요건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통 20석 이상을 가진 대규모 정당을 중심으로 교섭단체가 구성되어 정당 소속 국회의원과 교섭단체 소속 국회의원이 동일한 경향이 있어 왔으나, 1963년 제6대 국회의 '삼민회'(민주당 13석, 자유민주당 9석, 국민의당 6석), 2008년 제18대 국회의 '선진과 창조의 모임'(자유선진당 18석, 창조한국당 2석), 2018년 제20대 국회의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민주평화당 14석, 정의당 6석), 2020년 제20대 국회의 '민주통합의원모임'(민생당 18석, 무소속 4석)처럼 군소정당간 정치연합을 통해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한 사례도 있다.
4.10 총선에서 진정한 승자는 '조국혁신당'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한 달 만에 비례대표 투표에서 24.25%를 득표해 12석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당초 목표였던 10석을 2석이나 초과했습니다.
이제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민주연합(175석)과 국민의힘·국민의미래(108석) 다음으로 의석수가 많아 22대 국회 원내 3당이 됐습니다. 이제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국회에서 '교섭단체'가 되느냐 마느냐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정치 뉴스에서 "여야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만나"라는 기사를 자주 봤을 것입니다. 국회는 교섭단체에 속하냐 아니냐에 따라 혜택과 권한이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정당은 의석수에 따라 국고보조금을 받습니다. 이때 20인 이상 교섭단체에 보조금 총액의 50%를 균등 배분하기 때문에 금액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재정이 빈약한 소수정당으로서는 교섭단체가 되는 순간 돈 걱정 없이 정당 운영이 가능해지는 수준입니다. 참고로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보조금 124억 원 중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50억 원가량을 받았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위원회에 간사를 파견한다는 것입니다. 국정감사나 청문회 등 대부분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때 간사가 있느냐 없느냐는 의제, 발언 등에서 차이가 납니다.
특히 상임위와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을 언제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는지를 교섭단체 원내대표나 간사들이 합의하기 때문에 무소속이나 비교섭단체에 비해 막강한 입법 권한을 가집니다.
아울러 국가정보원을 담당하는 정보위원회 참여는 교섭단체만 가능하고 국회의원이라도 모르는 국정원의 정보를 보고 받을 수 있습니다.
조국혁신당, 원내 교섭단체 가능할까?
조국혁신당이 총선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해도 이번에 얻은 12석으로는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가 없습니다. 국회법에 따르면 20명 이상의 소속 의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지난 9일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20석을 달성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며 "무소속이나 소수 정당하고 공동교섭단체를 만들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대표의 말처럼 교섭단체는 각기 다른 정당 의원들이 합쳐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 14석의 민주평화당과 6석의 정의당은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이라는 교섭단체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조국혁신당 12석과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을 모두 합쳐도 17석에 불과합니다. 21대에서도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진보당, 시대전환, 무소속을 다 합쳐도 20명이 되지 않아 교섭단체가 구성되지 못했습니다.
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대로 조국혁신당은 교섭단체를 포기해야 할까요?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우선 현재의 20명인 교섭단체 최소 인원을 낮추는 방안이 논의 중입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범야권이 과반이 넘었기 때문에 시도해 볼 만합니다.
다른 방법은 민주당으로부터 의원을 빌려오는 것입니다. 지난 16대 국회에서 17석의 자유민주연합이 새천년민주당으로부터 의원 4명을 빌려와 교섭단체를 만들었던 사례도 있습니다.
일각에선 비명 또는 친문 의원 중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고 조국혁신당으로 넘어올 가능성도 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조국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있어 개인적으로 민주당에서 조국혁신당으로 넘어오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민주당과 합당을 하는 방안도 있지만,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은 다르기 때문에 합당은 없다'고 말해 성사 가능성은 낮습니다.
조국혁신당은 '검찰개혁'을 내걸어 선거에서 성과를 거뒀습니다. 국회에 입성해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고 입법이나 특검 등을 추진하기 위해선 교섭단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조국 대표의 정치력을 검증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교섭단체 성립 여부에 있다고도 말을 합니다.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