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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비서실장 '02-800-7070', "북에서 보고 있다?"... "기밀보안 사항인데 이 번호로 전화를....?"

by 게으른 배트맨 2024.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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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비서실장 '02-800-7070', "북에서 보고 있다?"... "기밀보안 사항인데 이 번호로 전화를....?"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한민국 전체에 공개된 02-800-7070번호는 '국가 기밀 보안사항'이고 '북에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분은 대한민국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22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 열린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대통령실 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야권은 1년 전 외압 의혹의 정점에 선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당시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 질의를 이어갔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 대통령실 인사들은 대부분의 질문에 철벽을 세웠다.  

① 7월 31일과 02-800-7070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위원 : "국가안보실 회의가 끝나고 800-7070으로 이종섭 국방부장관에게 전화가 간 후 일사천리로 일처리가 진행됐다. (중략) 누가 전화했기에 국방장관이 움직이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 "제가 판단할 상황이 아니다."

(중략)
곽상언 민주당 위원 : "02-800-7070은 기밀사항인가."
정진석 : "대통령실 전화번호 일체는 기밀 보안 사항이다. 아마 이 회의를 실시간으로 북에서도 시청하고 있을 거다."

 

 

기밀사항. 네이버
기밀사항. 네이버

 

 


회의 초반부터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열쇠인 지난해 7월 31일 국가안보실회의 당시 윤 대통령의 '격노' 여부를 따져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대통령실 일반 전화인 '800-7070' 번호로 당시 회의 직후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건 주체가 누구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대통령실 번호를 사용한 주체가 누군지 바로 (제출해주길) 요청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시종일관 '모른다'라거나, '기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고민정 의원은 특히 당시 회의 참석자와 내용이 담긴 자료 요청에 '요청하신 자료가 없음을 양해바란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 말이 맞다면 기록물 유실이다"라고 질타했다. 정진석 실장은 이에 "보안상 제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했다"고 했다.

 

② 격노의 정도

격노의 유무를 넘어, 격노의 수준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고민정 의원은 당시 회의 자리에서 대통령이 격노한 사실이 있냐고 물었고, 김 차장은 "(대통령은) 안보실 회의에서 격노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 앞에서 화를 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이 당시 관련 보고를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그런 보고를 들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김 차장은 당시 회의를 특정하지는 않으면서도 "여름 휴가 직전 회의에서는 우리 앞에서 (대통령이) 화를 낸 적은 없다"며 "(격노 여부에 대해선) 제가 보지 않은 사실에 대해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은 "어느 정도 이야기하면 격노냐"라며 윤 대통령의 '격노 수준'을 물었다. 김 차장은 "목소리 톤이나 표정이 중요하다기보다는 그 내용에 대해 성실하지 않았다고 질책할 때가 화를 낼 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③ 대통령실의 인식... '외압 아니라 항명 사건'

 

대통령실은 외압 의혹을 둘러싼 대부분의 질문에 말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박정훈 전 수사단장의 항명이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정 실장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판단하는 게 순서"라면서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채상병사건은 법률 판단으로 넘어갈 문제"라고 했다. 

 

국회 운영위 출석한 대통령실 참모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7.1
국회 운영위 출석한 대통령실 참모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7.1

 


'항명이냐 외압이냐'를 묻는 말에도 긴 답변이 이어졌다. 정 실장은 "박 대령이 주장하는 외압은 실체가 아직 규명된 바 없고 증거도 없다"면서 "항명 부분은 직속 상관의 정당한 명령과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기소 됐는데 실체와 증거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곧바로 반박이 이어졌다. 

곽상언 : "혹시 수사기관에 외압엔 전언만 있고 항명은 실체가 있으니 항명만 받아들이라는 말인가."
정진석 : "아니다. 제 의견을 말한 것."
곽상언 : "어떻게 잘 아나. 수사 기관도 아닌데."

정 실장 본인도 '전언'을 통해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는 답변이 따라나왔다. 그는 "부임한 지 두달밖에 안 돼 채상병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면서 "전언을 통한 제 판단과 정리한 사항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④ 불출석한 강의구 부속실장... 야당은 출석 압박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사건의 또다른 '연결고리'로 떠오른 강의구 비서실 부속실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야권의 요청이 이어졌다. 정진석 비서실장이 김주현 민정수석을 복귀시켜달라는 요청을 제기하자, 운영위원장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민정수석님 복귀하시고 강의구 부속실장이 대신하면 안 되냐"고 되물었다.(관련 기사 : [단독] '윤석열 문고리' 강의구 부속실장, 'VIP격노' 당일 임기훈과 집중 통화)https://omn.kr/297g7. 
 
정 실장은 대통령실 참모들의 운영위 회의 참석으로 "이 시각 대통령이 고립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 실장 출석에 대해서도 "부속실장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직위"라면서 "과거 부속실장이 국회에 출석한 전례는 아마 없었다"라고 말했다. 

야권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당시 외압 의혹에) 관여된 대통령실 관계자가 다 떠난 상태로, 몇 안 되게 남은 게 강의구 실장"이라고 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도 "정 실장이 전례없는 일이라고 하는데, 업무 연관성이 전혀 없는 부속실장이 임기훈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그 날 수차례 통화한 것도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출석시키도록 여야 간사간 협의를 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과 관련해 배준영 국민의힘 간사(오른쪽)의 항의를 받고 있다. 왼쪽은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간사.
ⓒ 남소연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과 관련해 배준영 국민의힘 간사(오른쪽)의 항의를 받고 있다. 왼쪽은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간사.ⓒ 남소연


 
한편, 이날 진행된 국회 운영위는 모처럼 민주당 단독이 아닌 여야가 함께 자리한 회의였다. 그러나 시작부터 업무보고 의사진행 문제로 고성이 끊이지 않았다.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찬대 위원장을 향해 항의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강민국 의원은 의원들간 다툼 중 민주당 의원을 향해 "의원이 이야기하는데 아직 못 배웠느냐"면서 "민주당 아버지는 그렇게 가르치냐"고 소리쳤다. 윤종군 민주당 의원이 "자기 반성을 하라" "어디서 삿대질을 하느냐"고 맞받았고, 한동안 입씨름이 오가다 겨우 본 질의가 시작됐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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